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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늘 껍질을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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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최음악 2024. 9. 9. 15:52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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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내는 집에 있으면
쉴틈이 없다
거실, 방구석~ 닦는 가
하면 걸래며 양말등...
때 묻거나 냄새 땀 찬 것...
물에 빨아 밖 건조대에
넌다
마당 역시 화분에 시든
잎과 꽃들...
빗자루로 쓸어 치운다
오늘도
여름에 산 마늘들 말려
종일 껍질을 벗긴다
내가 함께 하는 데
발이 저리고 허리가
아프단 핑계치고
밖으로 도망쳐 나갔다
집에 돌아와 옷 벗은
하얀 마늘을 내가
믹서로 갈았다
아내는 비닐에 담아
냉동실에 넣는다

저녁이면 팔, 허리 무릎
아프다는 아내에게
나는 미안한 마음이다
가정을 차린 세월 60년.
아들 딸 낳고 기르고
혼자서 집안일 도 맡아
이룩한 여자의 일생.....
  
옛날
우리 장모님의 80대쯤
지금의 아내 보다 더 많이
집안일을 혼자서 모두
하실 때.

어머니에 대한 딸의
고마움은 얼마나
크셨을 까....
하지만 옆에서 보기엔
모녀간 싸우는 모습 정도였으니

이제 돌아보면
딸은
어머니를 딱 닮은 듯,
떠오른다

그 시절 나는 젊어서
지금은 나이가 들어서
무심하게 넘긴 일들.....
깨우치고 후회하며
도움이 되지 못한 것
나는 평생을 죄인으로
살았구려......

그저 가슴 미어지는
바보로 실았음에
당신의 큰 용서를 빌 뿐
입니다




24년 9월 9일 월 맑음